골프장어때 직접 방문기 · 경기 가평
클럽하우스는 럭셔리, 코스 컨디션은 실망스럽다
아난티클럽서울 · 종합 1.8
5월, 가평 아난티 코드 서울(CC)을 오랜만에 찾았다. 결론부터 쓰면 시설은 최고급이고 코스 컨디션은 실망스럽다.
입구부터 다르다. 화려한 진입로를 지나면 거대한 클럽하우스가 보인다. 5월인데 단풍이 남아 있는 풍경도 묘하게 인상적이다.
클럽하우스는 압도적이다. 비밀의 문 같은 입구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구조다. 호텔 로비에 들어온 느낌이다. 야외 수영장까지 갖춰져 있어 골프장이라기보다 리조트에 가깝다.
첫인상만 보면 역시 아난티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코스에 들어가면서부터였다.
이날은 잣나무 코스와 느티나무 코스를 돌았다. 레이아웃은 좋다. 홀마다 변화가 있고 내리막과 오르막, 도그렉이 적절히 섞여 있다. 블루티에서 치면 시야가 확 좁아지면서 난도도 올라간다.
문제는 잔디 상태다. 솔직히 꽤 심각했다.
페어웨이는 잔디 밀도가 낮고 디봇 자국도 많다. 잔디에 힘이 없다. 군데군데 지푸라기처럼 말라 있는 구간도 눈에 띈다.
그린 주변은 더 아쉽다. 겨울 골프장보다 상태가 안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양잔디 관리가 어려워 최근 조선잔디로 바꾸는 골프장이 많다지만 이곳은 아직 양잔디를 유지한다. 그런데 관리가 제대로 안 된 느낌이다. 회원제 골프장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더 아쉽다.
그린 스피드는 2.8이라고 안내받았지만 체감은 2.5 정도다. 빠르다는 느낌은 없었다.
벙커 모래도 다소 단단했다. 한 번 빠졌는데 모래보다 흙에 가깝다.
레이크 주변 조경은 예쁘다. 문제는 물 상태다. 맑지 않고 다소 탁해 보여 아쉬웠다.
전체적으로 관리의 손길이 덜 닿은 느낌이 계속 들었다.
그래도 코스 자체는 꽤 재미있다. 극단적인 내리막 파4, 시야가 좁아지는 오르막 도그렉, 벙커가 전략적으로 배치된 파3까지 있다. 샷을 잘 쳤을 때 보상이 있는 코스다.
한 홀에서는 칩인 버디가 나올 뻔했다. 또 어떤 홀에서는 세컨샷 풍경이 파3처럼 보일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레이아웃만 보면 회원제다운 매력이 확실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코스 관리만 받쳐줬다면 정말 좋은 골프장이었다.
이날은 올해 첫 30도 돌파라는 날이었다. 그런데 가평은 다르다. 고지대라 그런지 바람이 솔솔 불어 생각보다 덥지 않았다.
후반에 가장 기억에 남은 건 아카시아 숲이다. 나무들이 모여 있는 구간을 지날 때 꿀향 같은 꽃향기가 진하게 퍼졌다. 이런 맛에 골프를 친다.
코스와 별개로 시설은 훌륭하다. 클럽하우스는 여전히 고급스럽고 식사도 맛있다. 이날 먹은 차돌박이 해물짬뽕도 만족스러웠다.
다만 점심시간에는 식당이 거의 꽉 차서 음식이 꽤 늦게 나왔다. 미리 주문하는 편이 낫다. 기다림이 길어 과일과 맥주 서비스까지 받았다.
<골프장어때 한줄평>
"클럽하우스는 럭셔리, 코스 상태는 최악."
시설만 보면 최고급 리조트다. 정작 중요한 코스 컨디션이 아쉽다. 레이아웃도 좋고 풍경도 좋다. 그런데 잔디 상태, 벙커, 디봇 관리까지 전체적으로 기대 이하다. 회원제 골프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 냉정하게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골퍼에게 추천>
△ 아난티 특유의 럭셔리한 분위기를 즐기고 싶은 사람
△ 클럽하우스와 식사 만족도를 중요하게 보는 골퍼
△ 코스 상태보다 레이아웃과 풍경을 보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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