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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스CC 서남: 주말 13만원에 78타, 걱정보다 잔디가 훨씬 좋았다
필로스GC · 방문 2025-05-31 · 실결제 13만원 · 종합 3 · 그린 3 · 페어웨이 3 · 캐디 3.8 · 식음 4.2 · 티 3.2
2025년 5월 31일, 필로스CC를 다녀왔다. 서코스와 남코스를 돌았다. 약 1년 만의 재방문이다.
필로스는 이상한 골프장이다. 가기 전에는 걱정이 된다. 후기를 보면 잔디 이야기가 많고 상태가 안 좋다는 말도 심심찮게 보인다. 그런데 막상 다녀오면 생각이 달라진다. 이번에도 그랬다. 거리도 멀지 않고 시간대도 좋고 날씨도 좋고 밥까지 준다. 이 가격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다.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만족한 건 조식이었다. 뷔페로 제공되는데 종류가 생각보다 많다. 미역국, 우거지해장국, 김치국은 물론이고 카레, 파스타, 제육볶음, 생선조림, 계란후라이, 빵, 메밀소바까지 있다. 골프장 식당에서 따로 팔았으면 3만원은 받을 구성이다. 동반자들도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이었다.
서코스는 전장이 길지 않고 남코스는 블라인드 홀이 조금 있다는 정도만 알고 갔다. 실제로 돌아보니 둘 다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잔디 상태가 기대 이상이었다. 올해는 봄 날씨가 이상했다. 눈도 오고 추웠고 많은 골프장이 잔디를 핑계로 댔다. 그런데 필로스는 티를 꽂을 수 있는 잔디 티박스가 대부분이다. 이런 당연한 걸 감사하게 느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서코스 1번홀은 쭉 뻗은 파4다. 티샷이 정타로 페어웨이 한가운데를 갈랐다. 남은 130m를 피칭웨지로 공략했는데 살짝 감겼다. 어프로치를 잘 붙여 파. 초반부터 기분 좋게 시작했다.
그린스피드는 2.7이었다. 전주에 2.3짜리 그린을 치다 와서 그런지 꽤 빠르게 느껴졌다. 내리막 퍼팅에서 방심하면 바로 흘러내린다.
필로스에는 비슷한 스타일의 파3가 몇 개 있다. 폰드를 넘기는 구조인데 보기보다 부담이 있다. 페어웨이는 뽀송하고 잔디 밀도도 좋다. 이 정도면 충분히 만족스럽다.
4번홀에서는 거의 이글할 뻔했다. 94m 남은 상황에서 58도 웨지로 친 공이 깃대를 맞고 바로 섰다. 20cm 버디다. 이런 샷 하나가 하루 기억을 다 가져간다.
전반 내내 샷 감이 좋았다. 몇 번 죽을 뻔한 공도 나무를 맞고 살아 나왔다. 오늘은 운도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전반 스코어는 1오버 37타. 오랜만에 라베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쳤다.
그늘집에서 생맥주 한 잔과 미숫가루를 챙겨 후반으로 향했다.
문제는 남코스 2번홀이었다. 티샷이 살짝 감기면서 안 좋은 라이에 떨어졌다. 165m를 남기고 6번 아이언을 잡았는데 터덕샷이 나 20m밖에 안 갔다. 결국 3온 3퍼팅 더블. 라베는 그렇게 멀어졌다.
더블 이후 해저드, 보기, 또 보기. 순식간에 3홀 동안 4타를 잃었다. 그래도 무너지지는 않았다.
5번홀에서는 또 죽은 줄 알았던 티샷이 나무를 맞고 살아 나왔다. 170m 남은 상황에서 유틸리티로 나무 사이를 통과시키며 파 세이브. 흐름을 끊었다. 이후에는 다시 안정감을 찾았다.
남코스 6번홀은 투온을 노릴 수 있는 짧은 파4다. 드라이버가 잘 맞아 기대했는데 우드를 잡았다가 또 터덕샷이 났다. 이글 기회를 스스로 날렸다. 이날 교훈은 명확하다. 라이가 안 좋을 때 우드는 참는다.
7번홀은 정말 예뻤다. 바위산을 내려다보는 270m 파4다. 드라이버 금지 홀인데 풍경이 좋다. 이런 홀이 기억에 남는다.
후반은 41타, 토탈 78타. 오랜만에 싱글이다. 남코스 초반 3개 홀에서 잃은 4타가 아쉽지만 전체적으로는 만족스러운 하루였다.
필로스CC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잔디 상태 좋고 티박스 좋고 조식 좋고 그린도 나쁘지 않다. 지금 컨디션이라면 다시 올 이유는 충분하다. 조식까지 넣어 따지면 주말에도 가성비가 있다.
주말 가성비 골프장을 찾거나 잔디 티샷을 중요하게 보는 골퍼, 조식이 포함된 실속형 라운드를 좋아하는 골퍼, 싱글을 노리는 중급자에게 맞는 구장이다.
원문: peacegraphy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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