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어때
골프장어때 매거진 · 코스 리포트 · 2026-08-09 · 8분
전라·경상 원정 라운드 손익분기: 차액이 이동비를 갚는 지점
남쪽이 싼 건 맞다. 문제는 그 차액을 받으러 가는 데 얼마가 드느냐다
수도권 골퍼가 남쪽 코스를 볼 때 근거는 대개 하나다. 그린피가 싸다. 실제로 싸다. 다만 싸다는 사실만으로 원정이 이득이 되지는 않는다. 차액이 이동비와 숙박비를 갚는 지점이 어디인지 계산해야 답이 나온다. 계산해 보면 판단 기준이 '어느 코스가 싸냐'가 아니라 '몇 라운드를 도느냐'로 옮겨간다.
차액은 주말 5~8만원대다
우리 코스 DB에 등록된 384개 구장 중 주말 그린피가 잡히는 곳의 지역별 중앙값을 보면, 경기 남부 24만원대·경기 북부 24만원인 반면 전라권은 16만원대, 경상권은 19만원 수준으로 잡힌다. 추정가가 섞여 있어 절대값보다 격차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같은 주말 기준으로 경기 남부와의 차이가 전라권은 1인 8만원 안팎, 경상권은 5만원 안팎이다.
더 눈에 띄는 건 평균이 아니라 재고다. 주말 18만원 이하로 잡히는 코스가 가격이 확인된 곳 기준으로 전라권은 23곳 중 14곳, 경상권은 40곳 중 18곳인데, 경기 남부는 74곳 중 5곳·경기 북부는 33곳 중 3곳에 그친다. 남쪽이 평균적으로 싼 게 아니라, 싼 구간에 고를 수 있는 코스가 남아 있다는 뜻이다. 수도권에서 싼 티타임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이유도 여기 있다.
차액은 5~8만원이다. 문제는 그 돈을 받으러 가는 데 얼마가 드는가다.
이동비를 실비로 환산하면 1인 9만원대
강남 기준 직선거리 중앙값은 전라권 253km, 경상권 275km다. 경기 남부가 47km인 것과 비교하면 다섯 배가 넘는다. 실제 주행거리는 직선의 1.2~1.3배로 잡히니 편도 300~350km, 왕복 600~700km를 본다. 연비 12km/L에 휘발유 1,700원/L을 가정하면 유류비가 왕복 9만원 안팎이고, 서울~광주 구간 고속도로 통행료는 왕복 4만원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차 한 대에 13만원이다.
여기서 인원이 변수가 된다. 4인이 한 대로 움직이면 1인 3만원대, 2인이면 6만원대로 뛴다. 1박 숙소를 2인 1실 12만원으로 잡으면 1인 6만원이 더 붙는다. 4인 기준으로 원정에 추가로 드는 돈은 1인 9만원대라는 계산이 나온다.
손익분기는 2라운드부터
이 숫자를 라운드 수에 대입하면 답이 단순해진다. 1라운드만 돌면 차액 5~8만원에 추가비 9만원이라 본전이 안 된다. 2라운드면 차액이 10~16만원대로 커지는데 추가비는 그대로 9만원대라 흑자로 돌아선다. 3라운드면 여유가 더 커진다. 손익분기가 코스 선택이 아니라 라운드 수에 걸려 있다는 게 핵심이다.
이 계산에 시간은 넣지 않았다. 편도 4시간대를 왕복하면 하루 8시간이 이동에 들어간다. 당일치기 1라운드 원정은 그 8시간을 5~8만원에 파는 거래가 된다. 시간 가치를 조금이라도 매기면 계산은 다시 마이너스다.
그래서 코스가 아니라 밀집도를 고른다
2라운드 이상이 조건이라면 골라야 할 것은 개별 코스가 아니라 숙소 하나로 이틀을 소화할 수 있는 권역이다. DB 좌표로 반경 25km 안에 몇 곳이 들어오는지 세어 보면, 전라권은 광주 인근이 최대 13곳으로 가장 촘촘하고, 경상권은 경남 양산·부산 기장 일대가 최대 22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밀집한 축에 든다. 이 권역에서는 숙소를 옮기지 않고 이틀 다른 코스를 도는 일정이 성립한다.
반대로 전남 해남·여수처럼 DB 기준 3곳씩 흩어진 지역은 코스가 좋아도 이틀째 이동이 한 시간 가까이 붙는다. 그러면 앞에서 계산한 차액이 다시 깎인다. 원정 일정을 짤 때 코스 평판보다 먼저 볼 것은 지도상의 간격이다.
1라운드 원정이 성립하는 예외
예외가 없지는 않다. 차량 4인을 확실히 채워 이동비 분담을 절반으로 줄이는 경우, 평일 얼리버드처럼 차액이 평소보다 더 벌어지는 시간대를 잡는 경우, 그리고 애초에 그 지역에 다른 목적이 있어 이동비를 골프 계정에 달지 않아도 되는 경우다. 세 번째가 가장 흔하고 가장 정직한 이유다.
계산에서 빠뜨리기 쉬운 것
그린피만 비교하면 차액이 실제보다 커 보인다. 캐디피는 15만원 안팎, 카트비는 9~1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둘은 지역차가 크지 않다. 4인이 나누면 1인 6만원대가 지역과 무관하게 붙는다는 뜻이다. 총액 기준으로 보면 원정의 절감률은 그린피만 볼 때보다 눈에 띄게 낮아진다.
계절도 변수다. 8월 남부는 폭염 시간대가 길고, 그린피가 싼 이유가 수요 부족인 시기와 원정 시기가 겹치는 경우가 있다. 싼 가격이 나온 이유를 확인하지 않으면 컨디션이 나쁜 코스를 싸게 사는 거래가 된다. 그린피는 시즌·요일·시간대에 따라 계속 움직이니 위 수치도 방향을 보는 용도로 쓰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이렇다. 남쪽 원정은 1박 2라운드부터 계산이 맞기 시작하고, 그 조건에서는 어느 코스가 유명한지보다 반경 25km 안에 대안이 몇 곳 있는지가 일정의 성패를 가른다.
매거진 전체 보기 · 골프장어때에서 전국 골프장 실그린피 보기